
오리온 초코파이가 묵직해졌다. 이는 제과업체들이 과대포장을 한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기 위한 조치로 가격변동 없이 10% 양을 늘린 포카칩에 이은 두 번째 증량이다.
연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메가브랜드의 양을 연달아 늘린 것은 우리나라 제과업계 사상 처음이다.
20일 오리온은 지난주부터 초코파이 1개 중량을 기존 35g에서 39g으로 11.4% 늘려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기존 재고가 소진된 이후 이르면 이번 주부터 소매점에서 중량이 늘어난 초코파이를 동일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번 조치로 오리온이 추가 부담해야 하는 초코파이 생산 비용은 연간 30억 원. 먼저 양을 늘린 포카칩의 추가 생산비까지 합칠 경우 제품 증량으로 연간 총 70억 원 가량의 비용이 더 들게 된다.
이번 증량을 단행한 것은 소비자 만족도 제고를 최우선 가치로 삼은 오리온 최고 경영진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등 회사의 최고경영진이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최종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초코파이는 국내에서만 연간 4억 5000만 개가 판매되는 제품으로, 오리온은 이번 증량을 통해 전 국민이 한 개씩 먹을 수 있는 분량인 5000만 개 가량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더 제공하는 셈이다.
증량과 더불어 초코파이 맛 개선도 함께 이루어졌다. 더 진하고 달콤한 초콜릿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초콜릿 함량을 약 13% 늘렸고, 식감도 더욱 부드럽게 개선했다.
오리온은 9월 포카칩 중량을 60g에서 66g으로 10% 올린 데 이어 와우껌(19→21g), 고래밥(34→40g) 등의 제품도 잇따라 증량했다.
앞서 3월에는 포장재 잉크 사용량을 연간 88t 줄이기로 하는 등 포장재 개선에도 나섰다.이처럼 지난 1년간 오리온은 소비자 만족도 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과대 포장이 사회적 관심사로 부각되자 지난해 11월 21개 제품의 포장재를 축소하고, 8개 제품의 양을 순차적으로 늘리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전격 실시했다.
올해 3월에는 연간 약 88톤의 포장재 잉크 사용량을 줄여 원가를 절감하고, 환경보호에도 기여하는 2차 포장재 개선을 단행했다.
오리온 강기명 마케팅 총괄이사는 “포카칩에 이어 초코파이情까지 대표 브랜드 2종을 연달아 증량한 것은 회사 입장에서도 매우 어려운 결단이었다”며 “‘맛있고 품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원칙에 따라 제품혁신을 선도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1974년 출시된 초코파이는 오리온과 함께 성장해온 제품으로, 42년간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국민 간식으로 사랑 받고 있다.
초코파이의 수출 국가는 60여 개국이며, 연간 글로벌 판매량은 21억 개에 달한다. 오리온은 이번 증량과 함께 패키지 리뉴얼을 통해 국내 파이시장 1위 입지를 공고히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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