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영의 ESG 칼럼 : 제2편] “전통을 넘어 감정을 입는 시대, 바디플라워의 현대적 전환”

조혜영 칼럼리스트 기자 발행일 2025-06-25 10:29:00 댓글 0
- 감정은 더 이상 내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몸 위에서 꽃피는 시대
- 조혜영 디자이너의 ESG 감정생태 칼럼
 조혜영 오티아이 대표, 지구발전소 대표


 지난 칼럼(25.6.16일자, 제1편 “몸 위에 피는 감정 ... 바디플라워의 탄생”)에서 나는 바디플라워를 '몸 위의 감정'으로 소개했다.


 내게 꽃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감정을 외부로 꺼내는 언어이자 자연과 마음 사이의 다리였다. 그런데 그 꽃들이 최근 나와 타인, 감정과 시간, 그리고 기술과 자연 사이에서 아주 다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 그 감정의 움직임을 따라 바디플라워의 새로운 길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바디플라워는 더 이상 전통적 의미의 바디아트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기술과 정서, 데이터와 향기, 색과 텍스처가 결합된 감성 기반 테크-패션으로 전환되고 있다.



바디의 공간, 감정의 지금을 담는 구조로


 전통적으로 '바디 장식'은 의례적이고 장식적인 목적을 담고 있었다. 한복의 꽃 노리개, 결혼식의 코사지, 부족의 문신이나 페인팅처럼, 몸 위에 무언가를 얹는 행위는 시대를 초월해 존재해왔다. 그것은 몸에 의미를 더하고, 공동체 속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몸은 더 복잡한 의미를 지닌다.


 몸은 이제 사유의 장이자 표현의 플랫폼이며, 기술과 데이터를 입는 감각적 인터페이스가 되었다. 바디플라워 또한 이 변화 안에 있다. 더 이상 단순히 '꽃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시각화하고, 정서를 코드화하며, 색과 향을 감각적으로 맵핑하는 감정 기반 미디어로 확장되고 있다.


 즉, 바디플라워는 과거의 장식적 역할을 넘어,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공간으로 번역하는 장치가 된다. 몸은 그 공간이 되고, 감정은 그 안을 채우는 공기로 존재한다.



감정을 ‘입는’ 세대: 바디플라워의 감성 확장


 MZ세대는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기분을 아바타로, 패션으로, 음악이나 필터로 표현한다. 이제 감정은 더 이상 내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드러나는 콘텐츠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감정도 옷처럼 입을 수 있다면 어떨까?' 그 상상은 나를 바디플라워의 디지털 감정 팔레트화로 이끌었다.

 실제로 최근 나는 감정에 기반한 컬러·질감·향기를 조합한 '감정 패치 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이 키트는 사용자의 상태(기분, 감정 키워드, 계절, 생리 주기 등)에 따라 적절한 자연 오브제(꽃잎, 잎, 건초, 천연 향 원료 등)를 조합해 ‘오늘 나에게 맞는 꽃’을 추천한다.

 이는 단지 아름다움을 넘어서, 정서적 공감과 자아표현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감각 플랫폼이다.

 

감정과 생태, 테크놀로지의 교차점에서


 나는 최근 바디플라워의 감정 표현을 보다 확장된 언어로 다루고 있다. 시각, 향기, 온도, 재료의 촉감까지 포함하는 감각적 디자인은 감정을 입체화하며,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감정 생태 디자인의 핵심이다.


 단순히 테크 기반으로 기능을 더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건, 기술을 통해 더 정교하게 감정을 감지하고, 더 섬세하게 감각을 자극하여, 감정과 생태가 교차하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바디플라워는 '기술적 장치'가 아니라, 감정의 리듬을 외부로 번역해주는 감성적 매개체가 된다.

전시, 패션, 라이프스타일, 헬스케어, 콘텐츠 산업 등 다양한 문화 산업의 ‘감정 기반 크로스오버’로도 확장된다. 즉, 바디플라워는 더 이상 예술의 장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새로운 감성 생태계(Ecosystem of Emotion)다.



바디플라워의 전통을 잇되, 경계를 넘어


 나는 여전히 꽃을 사랑하고, 꽃의 감성을 믿는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내가 말하는 바디플라워의 현대화는 단순히 새로운 소재를 쓰고, 트렌디한 패션을 따르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잊혀진 감정의 회복이고, 몸의 언어를 되살리는 일이며, 자연을 나의 일부처럼 인식하는 감각을 되찾는 것이다.

 바디플라워는 디지털, 정서, 생태, 신체, 예술이 모두 연결되어야 한다. 그 연결 지점에서, 바디플라워는 '장식'이 아니라 '언어'가 되고, '오브제'가 아니라 '경험'이 된다.

 전통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안에 숨은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간이 정지해버리면 전통은 과거가 된다. 그래서 나는 바디플라워를 전통에서 출발했지만, 미래를 관통하는 감정의 유기체로 살아간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감정을 기술로 표현하고, 자연과 연결하며, 인간답게 드러내는 시대다. 그리고 그 감정의 ‘입는 방식’을 고민하는 것이, 바로 바디플라워의 다음 여정이다.

 

 다음 칼럼 예고

[제3편] 내가 입는 감정, 바디플라워는 패션이 된다. 감정은 더 이상 내면에 머무르지 않는다.

바디플라워는 '감정 패치', '착용 가능한 꽃', '감성 테라피'라는 이름으로 몸 위에 피고, 나를 감싸고, 일상에 스며든다. 감정의 스타일이 곧 나의 패션이 되는 시대. 소비자 참여형 브랜드로 진화하는 바디플라워의 다음 장을 열어본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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