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연말 인사태풍 ‘긴장’하는 속내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11-04 20:40:37 댓글 0
문책성 인사와 희망퇴직은 물론 승진 또한 최소화
▲ 재계에 인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의 인사 이동이 시작된 것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어김없이 재계에 인사 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삼성을 비롯한 현대차, SK, LG 등 주요 강기업들의 인사이동이 시작된 것. 재계는 이들 기업 대다수가 인사를 통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책성 인사와 희망퇴직은 물론 승진 또한 최소화 될 것으로 전망되자 기업 임원들 사이에선 긴장의 기색이 역력해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전 계열사에 걸친 인력감축을 진행 중이다. 특히 건설, 중공업 등 사업이 부진에 빠진 계열사를 중심으로 희망퇴직 접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7월 제일모직과 합병되면서 사업개편을 실시, 건설사업부를 위주로 인력감축을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모든 직군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조원 가량의 적자가 예상돼 인원감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도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년 기본급을 보상 조건으로 내걸고 부장급을 위주로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500~1000명 가량이 회사를 나갈 것”이라는 후문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삼성의 전자계열사도 인력의 10% 수준을 감축 대상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러졌고, 지난해 20%에 가까운 인력을 감축한 바 있는 삼성생명은 장기 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특히 삼성은 임원들의 승진 규모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역대 최대 규모인 501명에 대한 임원승진을 단행한 바 있는 삼성은 이후 2013년 485명, 2014년 475명으로 임원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매년 12월 정기 인사를 단행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올해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와 관련된 인사태풍이 주목된다.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수시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곧 ‘세대교체’를 의미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1952년에서 1957년생이 주로 포진된 부회장단에 세대교체를 실시, 1970년생인 정 부회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것이 재계 일각의 분석이다.


SK그룹은 조직쇄신 차원에서 연말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의 경영 복귀로 인사의 구체적인 그림은 그룹 CEO 세미나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지난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 C&C 등 4개 주요 계열사 CEO 인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SK의 인사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도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해 예상보다 큰 폭의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LG그룹의 인사 시점은 12월 초순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긴장감이 나돈다. 최근 계열사간 실적을 점검하는 업무보고가 시작됐고, 이후 그룹개편에 대한 구도가 잡힐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발표와 동시에 내년도 사업 진행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인사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 사태를 일으킨 롯데그룹은 안정화를 최우선 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영권 분쟁이 아직 수면 밑으로 가라앉지 않은 만큼 올해 인사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그러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과 분쟁은 별개”라고 밝힌 바 있어 대대적인 변동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재계 일각의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의 인사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대규모 감축을 단행했던 현대중공업은 약 100여명의 임원이 회사를 떠났기 때문이다. 반면 실적 악화에 따른 문책성 인원 감축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전체가 어려워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만큼 조직개편을 통한 인력감축 등이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밖에 한진그룹은 ‘땅콩회항’의 여파로 대대적 인사가 예상되고 있고, 수시로 임원인사를 단행했던 한화그룹은 화학, 방산 분야의 개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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