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두고 해당 지역과 정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벌써부터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발표 이후 후폭풍을 염려하는 분위기다. 탈락할 경우 예상되는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마땅히 국토부로서 대응책이 없기 때문이다.
국토부 등은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에지니어링(ADPI)의 보고서 제출 마감일이 24일인 만큼 용역결과도 23~24일쯤 발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토부 측은 “신공항 입지 선정의 시비를 없애기 위해 지자체와 협의, 용역을 외국기관에 맡겨 진행하고 있다”며 “지역 간 마찰이 심해 용역 결과 발표 후폭풍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역 이기주의와 정치권의 갈등, 신공항 건설 등에 대한 논란이 어느 곳이 선정되더라도 거센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재 낙선 지역을 위한 별도의 지원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입지가 정해질 경우 국토부는 이를 바탕으로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이를 기획재정부가 받아 한국개발연구원(KDI)을 통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한다. 조사 결과 경제성이 낮다고 판달될 경우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정부 측은 설명했다. 결과에 따라 또 다른 논란을 낳을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우선 밀양의 장점은 내륙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또 고속철도(KTX)와 주요 도로 등이 이어져 있어 교통망 연결 구축에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 반면 내륙인 만큼 상대적으로 이착륙 때 위험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공항을 짓기 위해서는 산봉우리 절반을 밀어내야 하는데다 소음 피해로 24시간 운영이 어려운 것도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또 다른 후보지인 가덕도는 이와 반대다. 민가와 장애물이 없어 공항이 들어서도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단점은 부산을 제외할 경우 대부분의 영남권 지역에서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가덕도로 이어지는 도로·철도 등 교통망을 확충해야 해 추가 비용 부담도 있다. 가덕도의 경우 바다 매립 비용 부담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와 관련해 부산발전연구원은 “김해공항은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최대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며 “밀양의 경우 야간 운영이 불가능한 데다 장애물이 많아 항공처리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이곳에 공항을 짓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구경북연구원은 “주변 영남권 지역과의 접근성 등을 고려할 경우 밀양이 신공항 최적 입지”라며 “부산이 24시간 운영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일부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외국공항의 경우 여러 제약으로 실제 운영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러한 신공항 유치와 함께 어김없이 등장하는 표심을 노리는 정치권 과도한 경쟁이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대형 국책사업의 경우 지역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검증제도를 마련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의 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탈락한 지역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혐오시설의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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