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 ‘이상 징후’… 아우디 딜러 이탈, 일본차 철수 다음 차례는?

정민오 기자 발행일 2026-04-22 07:21:36 댓글 0

[데일리환경 정민오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 브랜드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판매량이 아닌 딜러망에서 먼저 균열이 발생하는 모습이다.

대표 사례는 아우디(Audi)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해 8월부터 기존 딜러사였던 위본모터스 사업권을 정리하고 신규 딜러 모집에 나섰지만 아직 후임 딜러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서초를 비롯해 경기 분당·안양·동탄 등 수도권 핵심 거점이 한꺼번에 재편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서초동 수입차 거리’로 불리우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에서 예술의 전당 앞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벤츠, BMW, 렉서스, 토요타, 볼보, 포드, 랜드로버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의 전시장 목록에서 삭제된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1년이 되어 가는 현재까지 서초 전시장은 폐쇄 중이고, 다른 지역도 후임 딜러사를 찾지 못하고 있다.

▲ 운영을 중단한 아우디 서초 전시장의 모습 ⓒ데일리환경 정민오 기자


최근 코오롱 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아우토도 사업권을 반납하며 KCC오토그룹의 KCC오토리움이 이를 이어받았다. 또 다른 주요 딜러사인 도이치오토모빌그룹 소속 바이에른오토와 고진모터스도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진모터스는 아우디 초창기 시절부터 국내 판매의 상당 비중을 담당했던 핵심 딜러다. 아우디 판매량 감소로 인한 영업손실이 이어지며, 고진모터스의 지방 전시장을 폐쇄하며, 서비스센터도 함께 줄였다.

수입차 시장에서 딜러는 단순 판매 창구가 아니다.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재고를 부담하는 구조다. 딜러가 흔들리면 곧바로 판매 기반이 약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딜러 이탈은 브랜드 경쟁력 약화가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운영이 중단된 아우디 서초 전시장 외벽에 브랜드 로고 명판이 제거된 흔적이 남아있다 ⓒ데일리환경 정민오 기자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수입차 딜러사에서 일하는 실력있는 영업사원들은 아우디에서 벤츠 등 타 브랜드로 이직한지 오래"라면서, "이제 아우디는 경쟁력이 없다"고 전했다.

서울 양재동에서 수입 중고차 전문 딜러로 일하는 김모(43세)씨는 "아우디는 매입 자체를 꺼린다면서, 벤츠, BMW 도 요즘 경기에는 판매가 쉽지 않은데, 아우디는 더욱 거래가 어렵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신년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 등과 같은 공식석상에서 딜러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딜러사와의 협업 강화를 통해 세일즈와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그 반대였다.

스티브 클로티 사장은 지난해 "딜러사가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협력을 강화해 본사와 딜러사가 동반 성장하는 비즈니스 관계를 만들겠다"고 했으나, 공염불에 그쳤다. 올해는 같은 자리에서 "양보다 질, 판매량보다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아우디코리아는 조만간 9세대 A6를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지난 2019년 8세대 모델 출시 이후 약 7년 만이다. 딜러사들의 마음도 잡지 못한 아우디가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본차, 이미 한 차례 철수 다음 차례는...

일본 브랜드는 이미 한 차례 구조 변화를 겪은 바 있다.

닛산(Nissan)과 인피니티(Infiniti)는 지난 2020년 5월, 공식 입장문을 밝히고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당시 판매율 부진과 배출가스 조작 인증에 대한 환경부 과징금 9억원 사태가 겹쳤다는 관심을 받은 바 있었다.

혼다도 비슷한 상황이다 공식적으로는 철수 계획이 없지만, 판매 지표만 놓고 보면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다만 자동차 외 오토바이(바이크) 매출이 받쳐주고 있는 상황이라, 그나마 버틸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현재는 토요타 렉서스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심으로 한 판매로 일본차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전기차 전환이 빨라지는 시장 환경에서 일본 브랜드 전반의 대응 속도는 변수로 꼽힌다.

테슬라 변수…시장 판 흔든다

수입차 시장 흐름을 바꾼 것은 테슬라(Tesla)다. 전기차 중심 라인업과 가격 전략을 앞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기존 내연기관 중심 브랜드들은 대응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산 배터리로 인한 차량 가격 인하도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전동화 전환 속도가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택 양극화 BBT vs 그 외

국내 수입차 시장은 외형적으로는 계속 커지고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브랜드 간 격차가 확대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수입차 시장의 판이 바뀌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여전히 벤츠와 BMW가 투톱이다. 두 브랜드는 법인 수요와 안정적인 판매를 바탕으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벤츠, BMW, 아우디라는 독일 3사' 구도는 옛말이며, 이제 벤츠, BMW, 테슬라 약어인 'BBT'로 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시장이 단순히 판매대수 성장보다, 경쟁력 있는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민오 기자 assh1010@dailyt.co.kr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