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내몰린 STX조선해양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11-19 22:36:50 댓글 0
실사 발표 앞두고 법정관리 돌입 가능성 제기 수조원 투입했는데, 경영정상화 커녕 최악으로
▲ (STX조선해양) : 11월 말 실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돌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안팎에서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돌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11월 말 실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돌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STX조선은 안진과 삼일 두 회계법인을 통해 정밀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실사 결과를 토대로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11월 말 자율협약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실사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2년에 한 번씩 받아야 하는 경영정상화 가능성 평가의 일환이다.


앞서 STX조선은 지난 2013년 3월 자율협약을 신청하고 채권단으로부터 공동관리를 받고 있지만 완전자본잠식상태를 벗어나지 못했고 지난해 4월 상장폐지 됐다. STX조선은 2013년 7월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이후 최근까지 4조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고, 출자전환 규모도 2조원에 이른다.


이렇게 막대한 자금 수혈에도 STX조선은 조선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지난해와 올 상반기까지 영업손실만 3300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과거 수주했던 선박건조가 2016년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미 수백억원대 손실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다 신규수주 부진으로 선수금 유입까지 줄어들었다.


또한 이런 상황 속에서 STX조선 경영진이 2016년 말까지 인력 30%를 감원하고 조직도 축소하겠다는 고강도 자구안을 내놓았다. 노조를 설득해 자구안을 실행하게 된다면 700~800여명의 직원이 내년 말까지 회사를 떠나게 된다.


자구안을 마련한 데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전제로 자금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인데, 인력감축 등 선제 자구 노력을 통해 법정관리만은 막겠다고 채권단 설득에 나선 것이다. 이는 곧 법정관리만은 피하자는 STX조선해양의 절실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STX조선이 또 다시 채권단에 손을 내밀었지만 이 같은 상황에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오히려 추가 자금 지원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눈치다.


금융권에 따르면 STX조선의 채권단 지원 여부를 결정할 실사 결과가 오는 20일을 전후해 나온다. 채권단 안팎에선 법정관리도 배제하지 않는 눈치다.


특히 산업은행이 지난달 대우조선해양에도 4조2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한 만큼 STX조선까지 지원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라는 분석과 함께, 이에 따라 이번 STX조선 실사 결과가 구조조정안 방향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STX그룹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때부터 불황에 시달렸으며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다. 이때 조선·해운 업계의 구조적 위기로 STX조선도 채권단 자율협약에 돌입한 것이다. STX중공업과 STX엔진도 자율협약 상태이며 STX건설은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매물로 나와 있다. 이외 STX팬오션은 하림그룹에, STX에너지는 GS그룹에 인수를 마무리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