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전체 여신 잔액 136조 원 중... 한화에만 13조 원 "몰아주기"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4-10-20 21:11:06 댓글 0
올해 8월 말 기준 여신 잔액 136조 원 중 13조 원이 한화 앞 여신
수은 한화 지원한다고 법 개정에 동일차주 여신한도 예외까지 신청

尹정부 출범 후 검찰 출신 8명 한화로 재취업, 최근에는 전 대통령 비서관 수은行

2022년 국감 때는 수은 지원여신이 한화 승계목적 활용 의혹 제기되기도


차규근 의원(사진)이 오늘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여신 잔액 중 10%가량이 한화 계열사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같은 추세는 방산 수출 등을 중시하는 윤 정부 출범 이후 도드라지는데 이번 정부 출범 후 한화 계열사에 집행한 여신은 총 12조 원에 달하고, 잔액은 3배가량 늘었다. 이 과정에서 수은은 법 개정을 통해 법정 자본금 규모를 늘리고, 금융위원회에 동일차주 여신한도 예외 신청을 하기도 했다.

 이어 같은 기간 검사를 포함한 검찰 출신 공직자 8명이 한화 계열사로 재취업하는 일도 일어났으며, 최근 수출입은행에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비서관이 상임감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 국정감사 때에는 한화가 수은이 지원한 여신을 승계목적으로 활용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화에 대한 정권 차원의 몰아주기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차규근 의원은 "수출신용기관의 여신이 특정 기업에 너무 많이 쏠리면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뿐 아니라 여신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차규근 의원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여신 잔액은 135조 6,327억 원이다. 이 중 한화 계열사의 여신 잔액은 13조 2,532억 원이다.
▲수출입은행 여신 지원 현황 및 한화 계열에 대한 지원현황(억원)

전체 여신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한화 계열사가 수은의 여신 잔액 중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한 효과가 있지만, 한화 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이후에도 한화계열 전체에 9조 4,386억 원(한화오션 4조 7,233억 원)의 여신을 집행했기 때문에 단순히 기업결합의 효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화오션/한화계열 신용공여한도 예외 취급 전후 소진율(자기자본 대비)


실제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한화 계열사 전체에 집행된 여신만 11조 9,192억 원에 달해 여신 잔액이 22년 말 4조 4,747억 원에서 올해 8월 말 13조 2,532조 원으로 3배가량 늘었다.

한편, 같은 기간 수은의 여신지원 상위 10개 기업의 여신 잔액은 26조 6,392억 원으로 전체 여신의 20%를 차지하는데, 해당 10개 기업에 포함되는 한화 계열사 두 곳의 여신 잔액이 9조 5,886억 원으로 10개 기업 중 36%가량을 차지한다. 이른바 한화 쏠림이 뚜렷한 것이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올해 2월 K-9 자주포 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출 지원 등을 위해 법정 자본금을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증액했을 뿐 아니라 올해 4월에는 한화에 대한 동일차주(계열) 신용공여한도 소진율(자기자본 대비 신용공여액)이 법에서 제한하는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자 금융위원회에 예외 취급 승인을 받기도 했다.

만약 예외 취급승인 신청이 되지 않았더라면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한화계열에 대한 신용공여한도 소진율이 49.1%에 달해 법정 자본금 확대가 확정되지 않은 당시 상황에서는 추가 지원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수출입은행은 법 개정과 신용공여한도 예외 취급까지 신청하면서까지 한화 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늘려왔던 셈이다.

이렇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수출입은행의 한화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사이 검사를 포함한 검찰 출신 8명이 한화로 재취업했다. 이들이 재취업한 계열사 중에는 수출입은행 여신 잔액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한화오션은 물론 법 개정까지 해서 지원 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포함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차순오 전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이 수출입은행에 상임감사로 임명됐다. 또한 지난 2022년 국정감사에서 한화가 수출입은행이 지원한 여신을 승계목적의 지분 확보에 활용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당시 계열사를 통한 지분 확보의 대상이었던 한화임팩트에는 과거 여러 논란이 일었던 안00 전 검사 가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현 정부 이후 한화 계열사로 취직한 검찰 관련 인원 현황


한화에 대한 수은의 지원이 단순한 수출 지원을 넘어 정권 차원의 배려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차규근 의원은 "한 국가의 수출신용기관이 특정 기업에 여신을 몰아주게 되면 본래 취지가 어떻든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막대한 여신이 특정 계열 그룹에 몰리는 만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적절치 않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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