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독성, 디젤 열차 매연... 건강 영향은?

정민오 기자 발행일 2026-04-16 07:14:11 댓글 0
대합실까지 뒤덮은 디젤 매연… '숨 참는 디젤 열차' 언제까지 방치하나
[데일리환경 정민오 기자] 열차를 타기 위해 대합실에서부터 숨을 참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열차가 서있는 플랫폼이 아닌 대합실까지 매연이 올라오는 구조 속에서 승객들은 짧은 순간에도 두통, 어지럼증, 호흡 불편 등을 호소한다.  

출퇴근을 위해 열차를 이용하는 직장인 김모씨는 “KTX가 아닌 디젤 열차인 무궁화호와 일부 새마을호 기차가 정차해 있을 때 타기 위해서는 늘 겪는 일”이라면서, “바람을 타고 유난히 더 많은 매연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심한 경우 대합실까지 그 냄새가 올라온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제는 ‘체감’이다. 취재를 위해 기자가 직접 서울 용산역 대합실에 들어선 순간, 특정 승강장 입구부터 코를 찌르는 듯한 디젤 매연 냄새가 공기를 지배하고 있었다.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눈이 따끔거리고 목 안쪽이 거칠게 긁히는 느낌이 이어졌으며, 몇 차례 호흡만으로도 머리가 순간적으로 멍해지는 듯한 반응이 나타났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7번 플랫폼으로 내려가는 동안 상황은 더 악화됐다. 정차 중인 디젤 열차에서 뿜어져 나온 배기가스가 통로를 따라 역류하듯 올라오며, 숨을 쉬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순간적으로 호흡을 멈춰보려 했지만, 열차에 탑승하기까지 이어지는 동선 내내 자욱한 매연을 완전히 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주변에서는 아이의 손을 잡은 보호자가 급히 발걸음을 재촉하거나, 코와 입을 막은 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 역사 플랫폼에 정차한 디젤 열차에서 매연이 배출되고 있다 [자료 사진]


이와 관련해 코레일 측에 문의하자 “역사 내 환기 시스템을 통해 공기 질을 관리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되풀이했다. 문제는 노후한 디젤 기관차에서 뿜어져나오는 매연, 즉 배기가스에 대한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기준을 준수하며, 디젤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는 모호한 답변이 돌아왔다.

환경 시민단체 소속 관계자에 따르면, “주차장에서 오랜시간 자동차 공회전도 과태료가 부과된다”면서, “이용객이 일상적으로 겪는 공기 질 문제를 두고도 관리 주체가 “기준 준수”라는 답변만 반복하는 현실은, 과연 누구를 위한 기준”이냐고 되물었다.

복수의 환경 전문가들은, 역사 플랫폼에서 발생한 매연이 에스컬레이터와 개방형 통로를 따라 윗층의 대합실까지 유입되는 현상은 이미 예견 가능한 공기 흐름 문제다. 그럼에도 이를 차단하거나 분리하는 적극적인 설계 개선은 찾아보기 어렵다. 디젤 열차 운행 중지, 전동화 확대, 환기 시스템 개선 등 해법은 이미 제시돼 있다. 남은 것은 정부부처의 관리감독과 코레일 측의 실행 의지라고 조언했다.

한편, 디젤 배기가스는 국제적으로도 유해성이 확인된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미 디젤 엔진 배출가스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장기적 노출 시 건강 위해 가능성이 명확히 존재한다는 의미다.

국내외 의학 연구에서도 경고하고 있다. 디젤 매연에 포함된 초미세먼지(PM2.5)와 질소산화물은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과의 연관성이 확인됐으며, 특히 밀폐되거나 환기가 제한된 공간에서는 농도가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

▲ 전문가들은 디젤 열차 운행 중지, 전동화 확대, 환기 시스템 개선 등 해법은 이미 나와있다고 입을 모은다.  플랫폼에 대기중인 디젤 열차 ⓒ데일리환경 정민오 기자 


정민오 기자 assh1010@daily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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