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직장인이라면 출근하기 전, 주방 선반 앞에서 한 번쯤 고민해봤을 것이다. 친환경을 위해 샀지만 막상 외출할 때는 다소 무겁고 번거롭게 느껴지는 텀블러를 챙겨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말이다. 씻고 말리는 번거로움부터 일반 제품보다 비싼 ‘에코’ 라벨 제품들. 자부심으로 느꼈던 ‘제로 웨이스트’ 삶이 숙제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이 피로감은 더 이상 일부 예민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2026년 현재,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은 최고조에 달했지만 그 책임을 오롯이 개인의 실천으로만 돌리는 구조에 소비자들이 지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환경을 위해 구매한 다회용기가 오히려 다량의 쓰레기가 되고, 매번 바뀌고 복잡한 분리배출 가이드는 소비자에게 심리적인 부채감을 안긴다.
특히 소비자들이 느끼는 피로감 뒤에는 기업에 대한 일부 불신도 자리하고 있다. 소비자는 열심히 씻고 말리고 떼어내면서 고군분투하는데 정작 일부 기업들은 겉모습만 친화경으로 꾸미는 ‘그린워싱’을 일삼고, 이를 목격할 때 실천의 동력은 허무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학생 A씨는 데일리환경에 “플라스틱 빨대 하나 안 쓰려고 애쓰는데 일부 기업에서 쏟아내는 탄소 발자국을 보면 허무해진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제 환경 담론의 방향이 바뀌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개인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기보다 애초에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시스템적인 설계’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거운 텀블러를 개인이 들고 다니는 대신 도시 어디에서나 쉽게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공용 컵 시스템이 일상화되거나 소비자가 분리하기 어려운 복합 재질 포장재를 정책적으로 금지하거나 대충 버려도 재활용이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일 수 있다.
한 명의 완벽한 제로 웨이스트 실천가보다 열 명의 조금 불편해하는 실천가가 더 큰 변화를 만든다고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환경을 향한 완벽함이 아니라 피로를 인정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마음가짐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묻고 싶어진다. ‘당신의 환경 감수성은 오늘 안녕한가요?’
사진=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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