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는 기후위기 탓이다. 추석까지 이어진 폭염과 가뭄으로 공급량이 대폭 줄었다. 최근 집중호우로 병해충 확산 우려도 더해졌다. 이제 기후위기로 인한 농산물 수급불안은 상수가 되었다. 앞으로 농산물 가격 불안이 점점 더 심해질 수 있고, 종국에는 식량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농식품부는 부랴부랴 중국산 배추를 들여와 물가를 잡겠다고 발표했다. 배추 가격 폭등에 대한 국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다.
다만 이제 곧 배추 수확기임을 명심해야 한다. 수확기 물량이 공급되면 자연스레 가격은 안정될 것이다. 정부는 가격 불안 해소가 과도한 물량 방출로 인한 수확기 배추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정부와 aT의 농산물 수급조절 및 비축기능의 강화가 필요하다. 농산물 출하시기에 수매를 통해 비축을 하고, 공급이 떨어지는 시기에 시장 방출을 통해 공급부족을 해소할 수 있다. 이번 배춧값 폭등 사태도 수입 없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농산물 생산이 불안정해지는 기후위기 시대에 수급조절 기능은 더욱 중요하다.
또 한 가지 걱정되는 일은 갑작스런 수입 농산물 확대가 자칫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농산물 수입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중국산 농산물에서 유해물질이나 잔류농약이 검출된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작년 aT의 국영무역으로 들여온 건고추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되어 전량 수거 폐기된 사례도 있고, 11월에는 냉동홍고추에서 농약이 검출되어 회수조치에 들어간 일이 있다. 올해도 제대로 된 현지 품위확인 없이 농약 고추가 수입되어 밥상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된다.
정부와 aT는 수입 농산물에 대한 철저한 잔류 농약 검사와 안전성 관리로 국민들이 먹거리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역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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