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2019년에 부채율이 3,415%에 이르렀고, ’20년부터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주식시장에서 완전자본잠식 기업은 즉각 상장폐지된다. 망한 기업이나 마찬가지란 의미다. 그런데 석유공사는 ’23년 말 기준 자산 18조원, 부채 19조원으로 –1.3조원 규모의 자본잠식이 이루어진 상황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위해 석유공사 살리기에 나섰다. 석유탐사에 실패해도 원리금을 갚지 않아도 되는 성공불융자 카드를 꺼낸 것이다. 지난 5월 30일 산업부는 ‘해외자원개발사업자금 융자기준’ 고시 개정안을 슬그머니 발표했다.
최대 융자비율은 사업비의 30%에서 50%로 상향하고, 원리금 감면 비율은 70%에서 80%로 확대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는 4일 후 윤석열 대통령은 최대 2,000조원 규모의 석유가 발견됐다고 전격 발표했고, 한달 뒤에는 산업부가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석유공사가 성공불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협의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14조원의 손실을 내 회생이 불가능한 기업에게 안갚아도 되는 종잣돈을 또 빌려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김정호 의원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간기업을 위한 것인양 해외자원개발융자 고시를 개정하고 4일만에 대통령이 ‘금세기 최대 심해광구’라는 발표를 하고, 석유공사에게도 성공불융자를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이게 한달만에 벌어진 일. 심지어 시추계획은 3월에 이미 수립했다.
이게 우연이겠냐”며 각본으로 짜여진 기만극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시장이었으면 이미 퇴출되고도 남을 기업에게 돈 수천억원의 국민 세금을 쏟아붓고 돈은 안 갚아도 된다는 게 윤석열 정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곽OO 본부장과 구OO팀장도 석유카르텔의 한축으로 지목받고 있다.
곽 본부장은 손실률 99.4%로 8.6조원 손실을 봤던 캐나다 하베스트사 인수 책임자였는데 징계는커녕 지난 8월 석유공사를 퇴직했지만 하루만에 이사로 승진해 재고용됐다. 보은인사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무책임자인 구팀장은 경제성이 왜곡되는 걸 주도했다고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출신 대학인 텍사스-오스틴 대학의 지도교수는 아브레우 액트지오 대표의 보고서를 검증한 인물이다.
산업부는 2025년 ‘대왕고래 프로젝트’ 1차 시추 예산으로 497억원을 배정했다. 석유공사도 497억원을 자체자금으로 낼 계획인데 이미 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로서는 융자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공불융자 제도가 개정되면 결국 1,000억원 모두 국민 세금으로 투입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김정호 의원은 ”이 정도 되면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아니라 ‘대왕고집 프로젝트’“라며 예산 심사 때 동해유전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또한 상임위 의결을 통해 국정조사를 진행해 의혹을 낱낱이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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