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 500만원’ 우습게 보는 대형은행들… 수억 광고효과에 ‘배째라’ 불법 옥외광고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6-17 11:33:58 댓글 0
은행 본점 몰린 중구, 초대형 외벽 광고 우후죽순
▲신한은행본사불법옥외광고물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건물 외벽에는 금융 플랫폼을 홍보하는 초대형 광고물이 건물 수십 층 높이를 뒤덮은 채 설치돼 있었다.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이 광고물은 도심 스카이라인을 사실상 거대한 광고판으로 바꿔놓을 정도의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광고 효과는 극대화되지만, 도시 경관 훼손과 공공 공간의 시각적 침해, 보행자의 조망권 저해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불법·편법 옥외광고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제재 수위가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막대한 광고효과를 포기하느니 수백만 원 수준의 과태료나 이행강제금을 부담하고 버티는 편이 더 이익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중구청은 지난 4월에도 해당 광고물에 대해 옥외광고물법 위반 사실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은 광고물 부착 위치를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게시대로 제한하고, 창문이나 출입문 등에 설치하는 광고물 역시 면적의 일정 범위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인 중구청이 신한은행 측에 부과할 수 있는 과태료는 최대 500만 원 수준에 그친다. 반면 건물 외벽 전체를 활용한 초대형 광고가 가져오는 홍보 효과는 수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수억 원의 광고효과를 얻기 위해 수백만 원의 과태료를 감수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으로 유리한 셈이다. 불법 여부를 따지기보다 '일단 광고를 하고, 적발되면 과태료를 내면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특히 주요 금융기관 본점이 밀집한 서울 중구 일대에서는 건물 외벽을 활용한 대형 광고가 잇따르면서 '법을 지키는 기업만 손해 보는 것 아니냐'는 형평성 논란까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억 원의 광고효과 앞에서 500만 원 과태료는 제재가 아니라 사실상 광고비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광고 규모와 노출 기간, 기업 매출 등을 반영한 징벌적 과징금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 한 '배째라식' 불법 옥외광고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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