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위기를 맞은 곳은 하천 생태계다. 반복되는 가뭄과 수질 악화, 하천 직강화 사업 등으로 토종 수서생물의 서식 환경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전남 고흥반도와 여수 일부 지역의 맑은 자갈 하천에 서식하는 좀수수치는 대표적인 사례다. 서식 범위가 극히 제한적인 이 어종은 하천 구조 변화와 오염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며 개체 수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낙동강 상류에 서식하는 꼬치동자 역시 생존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모래 하천 감소와 수질 변화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번식 환경이 무너졌고, 복원 사업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변산반도 일대에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부안종개 또한 관광객 증가와 서식지 교란, 기후변화 영향으로 생존 압박을 받고 있다.
육상 생태계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평균기온 상승은 곤충과 양서류의 생존 조건을 바꾸고 있다. 최근 보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홍줄나비는 고산 및 산림 생태계 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종으로 꼽힌다. 기온 상승으로 먹이식물과 서식 환경이 변화하면서 개체 수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충청 지역 논습지에 주로 서식하는 수원청개구리는 이미 국내 생태계 위기를 상징하는 종이 됐다. 도시 개발과 농경지 감소, 농약 사용, 외래종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자연 번식지가 크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과거 흔히 들을 수 있었던 울음소리가 이제는 일부 보호구역에서만 확인될 정도로 서식 환경이 악화됐다고 설명한다.
식물 분야에서는 고산지대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로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고산 식물들이 밀려날 공간마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권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염주알동자꽃은 지속적인 기온 상승과 가뭄의 영향을 받으며 서식 범위가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산 식물의 경우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할 수 없는 특성상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생물군으로 분류한다.
제주 곶자왈 생태계도 위협받고 있다. 독특한 화산지형과 미기후 덕분에 다양한 희귀 식물이 살아가는 곶자왈은 최근 개발 압력이 높아지면서 생태적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제주고사리삼을 비롯한 희귀 식물들은 서식지 축소와 환경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르는 멸종위기종 지정과 보호등급 상향이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한반도 생태계가 보내는 구조적 경고라고 입을 모은다. 특정 종을 보호하는 수준을 넘어 하천과 산림, 습지를 연결하는 생태축 복원과 무분별한 개발 억제가 병행되지 않으면 생물다양성 감소를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립생태원과 환경단체들은 "생물다양성 감소는 결국 인간이 누리는 생태계 서비스의 약화를 의미한다"며 "지금 사라지는 토종 동식물은 한 종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자연환경 전체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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