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의회가 필리핀 서민도로주(Occidental Mindoro) 하원의원 대표단과 만나 정책 교류와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최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지방의회 간 국제교류가 점차 활발해지는 가운데 이번 만남은 서울의 도시정책 경험을 해외와 공유하고 새로운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국제교류는 행사 자체보다 이후 어떤 성과를 만들어 내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사진 촬영과 의전 행사에 그치는 방문이라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익은 크지 않다.
반대로 구체적인 정책 협력과 경제·문화·인적 교류로 이어진다면 지방외교의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번 면담에서 양측은 스마트도시와 대중교통, 기후환경, 전자정부를 비롯해 통합돌봄, 교육 및 장학사업, 계절근로자 제도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특히 서울은 세계적으로 스마트도시와 디지털 행정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인공지능(AI) 행정서비스, 교통정보 시스템, 도시 안전관리, 전자민원 서비스 등은 개발도상국 지방정부들이 가장 배우고 싶어 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필리핀 역시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교통 혼잡과 환경 문제, 의료서비스 확대, 행정 효율성 제고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의 정책 경험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서울 역시 필리핀과의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분야가 적지 않다.
최근 국내 농촌에서는 계절근로자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지방정부 간 협력이 확대될 경우 합법적인 외국인 계절근로자 공급 체계 구축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교육과 문화 교류 역시 미래 세대 간 우호 관계를 확대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국제교류가 시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명확한 성과가 뒤따라야 한다.
실제로 지방의회의 해외 방문은 그동안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돼 왔다. 예산을 들여 해외를 방문하지만 구체적인 정책 도입이나 경제적 성과로 연결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방외교 역시 성과 중심으로 평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한 우호협약(MOU) 체결에 그칠 것이 아니라 공동 정책연구, 공무원 교류, 교육 프로그램 운영, 투자 연계, 기업 진출 지원 등 구체적인 사업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국제교류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서울시의회가 최근 몇 년간 필리핀 케손시티와 퀴리노주 대표단을 잇따라 접견하며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일회성 방문이 아니라 장기적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외교의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중앙정부 외교만으로는 지역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협력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어려운 만큼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역할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번 서민도로주 대표단 방문 역시 그 출발점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평가는 앞으로 양측이 논의한 의료, 교육, 계절근로자, 스마트도시, 기후환경 협력이 실제 정책과 사업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국제교류는 방문 횟수가 아니라 성과로 평가받는다. 서울시의회가 이번 만남을 계기로 '의전 중심의 교류'를 넘어 시민과 지역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 모델을 만들어낸다면, 지방의회 국제교류의 새로운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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